21화. 새로운 시작 1
7개의 검 (The Seven Swords)
21화. <새로운 시작 1>
쳉!
"후...... 실력이 많이 줄은것 같군......"
"뭐얏!? 이잇!!"
챵!
"아직 멀었어, 아직이야...... 웃! 이번은 쓸만하군."
검은머리의 준수한 미남자가 어느 한 소년을 상대하고 있다. 소년은 자신의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큰 바스타
드소드를 들고 있었고 검은머리의 청년은 작은 목도로 상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도권은 목도를 쥔 검은머리
의 청년에게 있었다.
"후아....... 후아......."
"어때? 졌지?"
"후....... 후아, 아직, 아직이야!"
"이런...... 정말 끈질긴 꼬마군......"
쳉!
"엇?"
청년이 한숨을 쉬며 가볍게 소년의 검을 치자 검은 맑은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소년은 놀라 두 눈만 덩그렇
게 뜨고는 바라보았다. 청년은 씩 웃으며 말했다.
"어때? 이번엔 네가 졌지?"
"이......씨. 반칙이야! 그거 목도가 아니고 철이지? 겉만 나무지?"
"이런, 이런...... 이봐 꼬마야. 이건 분명히 네가 진거야. 그걸 인정해야 되지 않겠어?"
"아냐! 내가 절대로 진게 아냐! 형이, 형이 이상한 무기로 쳐서 내 검이 부러졌단 말이야! 내 검이......"
"어, 어?"
소년은 울기시작했다. 청년은 난처해하며 어쩔줄을 몰랐다. 소년은 자신이 졌다는 사실과 검이 부러져서 부모
님께 혼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구 울어댔다.
청년은 어쩔 줄 몰라하다가 자신의 옆에 끼고 있던 바스타드 소드를 건네며 말했다.
"자."
소년은 놀란 눈으로 그 청년을 바라보았다. 검사나 전사같은 검을 쓰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검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는 것쯤은 소년도 알고 있었다.
"혀...... 형은?"
소년의 얼덜결 하는 얼굴을 보며 그 청년은 웃으며 말했다.
"나? 난 이 등에 메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흠...... 싫어?"
"아, 아니."
마치 어린아이가 자신의 장난감을 되찾아오듯이 검을 빼앗아왔고 청년은 아주 인자해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소년은 한동안 생각하는 것 같더니 청년에게 물어왔다.
"왜 내게 이걸 주는거야?"
"흠...... 그건...... 네가 나이에 비해 굉장한 검술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너 같은 녀석이 일찍 죽으면
검사는 시시한 직업이 되고 말겠지? 아...... 근데 넌 나이가 얼마야?"
"나? 15살."
"뭐? 내가 잘못들었나? 15살?"
"응."
청년은 고개를 훼훼 젓더니 말했다.
"내 눈도 삐었구나...... 20세의 라이샤 눈이 삐어 15살짜리를 10살짜리로 보다니......"
"이잇...... 내 키가 작은게 내 탓이얏!"
콰작!
"우어억...... 이, 이걸루 날?"
라이샤의 뒷통수에 방금전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검이 검집과 함께 날라와 장렬하게(?) 박았다. 소년은 씩
씩거리며 말했다.
"한번만 더 내 키가지구 놀려봐! 그땐 머리통에 구멍을 내어 버릴테니깐!"
"상당히...... 험악하게 자라났군......"
"이잇......!"
콰작!
해가 있어도 별을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은 라이샤는...... 기절했다.
"우우...... 아퍼라......"
라이샤는 자신의 튀어나온 뒷통수를 만지며 눈물을 끌썽였다. 상당히 강력한 타격이었나 보다.
"응?"
라이샤는 뒷통수를 만지며 일어나려던 중 자신의 옆에 무언가가 있음을 알았다. 소년이었다. 소년은 라이샤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다가 그만 잠이 든 것 같았다. 라이샤는 미소를 지으며 자고 있는 소년에게 자신의 망토를
걸쳐주고는 소년의 옆에 걸터앉아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 하늘엔 벌써 노을이 지고 있었다.
"우...... 응?"
소년이 뒤척이더니 일어났다. 소년은 멍한얼굴로 한동안 있다가 주위를 보다가 라이샤가 있는것을 보아서 벌
떡 일어났다. 소년은 흥분한 얼굴로 라이샤에게 말했다.
"내, 내가 형이 다쳤을까봐 기다린건 아니야!"
"후...... 정말 자존심이 강한 꼬마로군...... 그냥 솔직히 말해. 얼굴까지 붉히며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어."
"누, 누가 얼굴을 붉히며 거짓말을 해!"
"으...... 목소리하난 정말 끝내주는군. 으...... 귀야......"
라이샤는 자신의 귀를 후벼파다가 생각난 듯이 말했다.
"아, 꼬마야......"
"꼬마가 아니얏!"
"컥...... 제발...... 가까이 있을땐 소리지르지 말아죠. 귀청떨어지겠다."
"흥. 누가 형더러 나보구 꼬마라구 하래?"
"우...... 미안...... 꼬마라고 한것, 미안하다. 근데 말야..... 꼬마라구 안 할테니깐 네 이름좀 갈켜조. 이름을 모르
니 꼬마라고 할 수 밖에 없지 않아? 꼬마야."
"이이잇!"
"헉...... 미안......"
라이샤는 다시 한번 꼬마라고 소리가 나올뻔 했다. 그것을 소년도 안 것인지 라이샤를 노려보다가 계속 망설
이다가 어렵사리 말했다.
"......커크리스 자이커. 이게 내 이름이야."
"커크리스 자이커라...... 이름한번 되게 발음좋네. 좋아. 아까 내가 준 검을 들어봐."
"이거?"
레진이 검을 들어보이자 라이샤는 그 검을 쥐고는 주문을 외듯이 말했다.
「나 라이샤우샤 퍼라스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지금부터 모든 몬스터들은 이 검을 본다면 쓸데없는 살상을 피
하는 것이 좋을 지어다. 이것은 몬스터뿐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며 이것을 어길시에는 파멸만
이 있으리라.」
라이샤의 말이 끝나자 마자 환한 빛에 검이 휩싸였고 얼마 있지 않아 그 빛은 사라졌다.
"후...... 이제 끝났다."
레진은 멍한 얼굴로 있다가 라이샤가 일어나 짐을 챙기는 것이 보고 말했다.
"가, 가는 거야?"
"그래. 나 같은 모험가가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되지."
"저, 저어...... 형."
"응?"
"저 ,저어......"
레진은 상당히 머뭇머뭇 거리다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
"이것. 이것 하나만은 잊지 마세요."
"응? 뭘?"
"커크리스 자이커...... 커크리스 자이커란 이 이름만은 절대로 잊지 말아주세요."
레진의 얼굴은 노을 탓인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라이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쓸데없이 신의 권능을 사용하겠냐? 3번뿐인데...... 이건 널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말이야. 그러는 너나
까먹지 말아라."
"네......"
"어? 어? 우는 거냐? 어? 어? 내가 울릴 정도로 때린건 아닌데? 어? 어?"
"아녜요. 이제 그만...... 가야죠. 조금만 있으면 성문이 닫힐 시간이에요."
"응? 우아앗! 그, 그럼 이만 잘 있어라아~~~!"
라이샤는 꽁지가 빠진 새처럼 재빨리 뛰어갔고 레진은 그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보았다.
라이샤는 벌써 여러번 느끼는 거지만 여기 긴데스의 생활은 자신과는 전혀 맞지 않았다. 자정이 지나면 거리
에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노을이 지고나면 바로 성문을 닫아버리고 인심도 지독해서 물한방울 주지도 않았다
(긴데스는 50%가 사막을 차지하고 25%는 산맥이고 20%정도는 불모지여서 평지로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은 가
르 옆의 긴데스의 평지정도에서만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는 지금 마족의 산이라 불리는 산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 산은 실제로 마족이 살지는 않았으나 워
낙 산맥이 험해 사람들이 다가가지 못했고 자연히 그곳에는 드워프나 몬스터들이 살았다. 또한 그곳은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땅이어서 엘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한 땅이었기에 사람들은 그 산맥을 마족의 산
이라 불렀다.
"흠...... 여기는...... 어딜까......"
라이샤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10여년 동안 수련을 하였건만 그의 방향치만은 고
쳐지지 않았다. 타고난 습성이었기에......
라이샤는 커크리스란 꼬맹이...... 아니 소년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후...... 재밌는 꼬마였어......'
갑자기 어디선가 날라온 새똥이 그의 머리에 직격했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다시 생각했다.
'아니...... 재밌는 소년이었지......'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버지...... 당신은 왜 이렇게 못 생기고 짖궂으십니......'
이번엔 그의 눈에 새똥이 직격했다.
'정정하겠습니다. 아버지...... 당신은 왜 그렇게 잘 생기고 멋지십니까.'
그러자 이번엔 어디선가 나팔소리가 들려왔다. 라이샤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날라오는 새
똥은 그가 여유있게 피했다.
'후후...... 제가 바보는 아니니 그정도는......'
어디선가 날라온 돌이 그의 머리에 맞았고 그는 휘청거렸다.
'아버지...... 신의 권능을 그딴곳에 사용하셔도......'
갑자기 그의 눈에 오거의 모습이 보였다.
'이번엔 장난이 심하시군요...... 오거라니...... 네? 아버지가 보내지 않았다구요? 그럼 이건......? 오거의...... 서식
지에 제가 들어왔다구요...... 흠...... 그렇게 중요한 사실을 이제 가르쳐어어어~~'
끝의 발음이 부정확한것은 오거가 라이샤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라이샤는 온힘을 다해 달려가
기 시작했다. 지금 라이샤가 있는 곳은 바로 사막. 아무도 없는 사막이다. 원래는 산으로 가야하지만 그는......
방향치였기에 사막으로 온 것이다.
지금 그의 실력이라면 오거정도는 잡을 수 있으나 그는 살생을 피하고 대화로 풀어 나가려고 했다. 하지
만...... 오거의 머리는 거의 차돌과 비슷하므로 오거를 보면 라이샤는 도망가기에 바빴다. 또한 그곳은 오거의
서식지였다. 그러므로 오거를 잘못건들였다가는 서식지에 사는 몇십마리의 오거와 싸워야 할 지도 모르는 일
이었다.
'아버지...... 아버지의 그 대단한 권능으로 저의 다리를 빨라지게 할 수는 없는가요?'
라이샤는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고 기도하듯이 생각했다. 라이
샤의 그 대단한 표정(?)에 지나가던 구름도 다 얼굴을 오만상 다 찌그러뜨리고 갈 정도였다.
'그런 권능은...... 있지도 않다구요? 그런게 어딨어요! 신이 못하는 일이 어딨어요! 그것도 창조신이!'
라이샤가 화를 내듯이 하늘을 바라보자 하늘에서는 여지없이 새똥이 떨어졌다.
'정말...... 할 수 없으신가 보군요...... 그럼 보챈다고 될 일은......'
휘잉!
오거의 오거검(오거들만이 쓰는 무식하게 생긴검으로 굉장히 무거움. 작가가 만든것임)이 아슬아슬하게 그의
뒤를 지나갔다. 잠시 서서 하늘을 바라보느라 오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었다.
"우어어~!"
라이샤는 알지 못할 괴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마치 신이 자신에게 다리가 빨라지라는 권능을 사용한 것 처럼......
21화. <새로운 시작 1>
쳉!
"후...... 실력이 많이 줄은것 같군......"
"뭐얏!? 이잇!!"
챵!
"아직 멀었어, 아직이야...... 웃! 이번은 쓸만하군."
검은머리의 준수한 미남자가 어느 한 소년을 상대하고 있다. 소년은 자신의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큰 바스타
드소드를 들고 있었고 검은머리의 청년은 작은 목도로 상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도권은 목도를 쥔 검은머리
의 청년에게 있었다.
"후아....... 후아......."
"어때? 졌지?"
"후....... 후아, 아직, 아직이야!"
"이런...... 정말 끈질긴 꼬마군......"
쳉!
"엇?"
청년이 한숨을 쉬며 가볍게 소년의 검을 치자 검은 맑은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소년은 놀라 두 눈만 덩그렇
게 뜨고는 바라보았다. 청년은 씩 웃으며 말했다.
"어때? 이번엔 네가 졌지?"
"이......씨. 반칙이야! 그거 목도가 아니고 철이지? 겉만 나무지?"
"이런, 이런...... 이봐 꼬마야. 이건 분명히 네가 진거야. 그걸 인정해야 되지 않겠어?"
"아냐! 내가 절대로 진게 아냐! 형이, 형이 이상한 무기로 쳐서 내 검이 부러졌단 말이야! 내 검이......"
"어, 어?"
소년은 울기시작했다. 청년은 난처해하며 어쩔줄을 몰랐다. 소년은 자신이 졌다는 사실과 검이 부러져서 부모
님께 혼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구 울어댔다.
청년은 어쩔 줄 몰라하다가 자신의 옆에 끼고 있던 바스타드 소드를 건네며 말했다.
"자."
소년은 놀란 눈으로 그 청년을 바라보았다. 검사나 전사같은 검을 쓰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검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는 것쯤은 소년도 알고 있었다.
"혀...... 형은?"
소년의 얼덜결 하는 얼굴을 보며 그 청년은 웃으며 말했다.
"나? 난 이 등에 메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흠...... 싫어?"
"아, 아니."
마치 어린아이가 자신의 장난감을 되찾아오듯이 검을 빼앗아왔고 청년은 아주 인자해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소년은 한동안 생각하는 것 같더니 청년에게 물어왔다.
"왜 내게 이걸 주는거야?"
"흠...... 그건...... 네가 나이에 비해 굉장한 검술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너 같은 녀석이 일찍 죽으면
검사는 시시한 직업이 되고 말겠지? 아...... 근데 넌 나이가 얼마야?"
"나? 15살."
"뭐? 내가 잘못들었나? 15살?"
"응."
청년은 고개를 훼훼 젓더니 말했다.
"내 눈도 삐었구나...... 20세의 라이샤 눈이 삐어 15살짜리를 10살짜리로 보다니......"
"이잇...... 내 키가 작은게 내 탓이얏!"
콰작!
"우어억...... 이, 이걸루 날?"
라이샤의 뒷통수에 방금전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검이 검집과 함께 날라와 장렬하게(?) 박았다. 소년은 씩
씩거리며 말했다.
"한번만 더 내 키가지구 놀려봐! 그땐 머리통에 구멍을 내어 버릴테니깐!"
"상당히...... 험악하게 자라났군......"
"이잇......!"
콰작!
해가 있어도 별을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은 라이샤는...... 기절했다.
"우우...... 아퍼라......"
라이샤는 자신의 튀어나온 뒷통수를 만지며 눈물을 끌썽였다. 상당히 강력한 타격이었나 보다.
"응?"
라이샤는 뒷통수를 만지며 일어나려던 중 자신의 옆에 무언가가 있음을 알았다. 소년이었다. 소년은 라이샤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다가 그만 잠이 든 것 같았다. 라이샤는 미소를 지으며 자고 있는 소년에게 자신의 망토를
걸쳐주고는 소년의 옆에 걸터앉아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 하늘엔 벌써 노을이 지고 있었다.
"우...... 응?"
소년이 뒤척이더니 일어났다. 소년은 멍한얼굴로 한동안 있다가 주위를 보다가 라이샤가 있는것을 보아서 벌
떡 일어났다. 소년은 흥분한 얼굴로 라이샤에게 말했다.
"내, 내가 형이 다쳤을까봐 기다린건 아니야!"
"후...... 정말 자존심이 강한 꼬마로군...... 그냥 솔직히 말해. 얼굴까지 붉히며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어."
"누, 누가 얼굴을 붉히며 거짓말을 해!"
"으...... 목소리하난 정말 끝내주는군. 으...... 귀야......"
라이샤는 자신의 귀를 후벼파다가 생각난 듯이 말했다.
"아, 꼬마야......"
"꼬마가 아니얏!"
"컥...... 제발...... 가까이 있을땐 소리지르지 말아죠. 귀청떨어지겠다."
"흥. 누가 형더러 나보구 꼬마라구 하래?"
"우...... 미안...... 꼬마라고 한것, 미안하다. 근데 말야..... 꼬마라구 안 할테니깐 네 이름좀 갈켜조. 이름을 모르
니 꼬마라고 할 수 밖에 없지 않아? 꼬마야."
"이이잇!"
"헉...... 미안......"
라이샤는 다시 한번 꼬마라고 소리가 나올뻔 했다. 그것을 소년도 안 것인지 라이샤를 노려보다가 계속 망설
이다가 어렵사리 말했다.
"......커크리스 자이커. 이게 내 이름이야."
"커크리스 자이커라...... 이름한번 되게 발음좋네. 좋아. 아까 내가 준 검을 들어봐."
"이거?"
레진이 검을 들어보이자 라이샤는 그 검을 쥐고는 주문을 외듯이 말했다.
「나 라이샤우샤 퍼라스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지금부터 모든 몬스터들은 이 검을 본다면 쓸데없는 살상을 피
하는 것이 좋을 지어다. 이것은 몬스터뿐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며 이것을 어길시에는 파멸만
이 있으리라.」
라이샤의 말이 끝나자 마자 환한 빛에 검이 휩싸였고 얼마 있지 않아 그 빛은 사라졌다.
"후...... 이제 끝났다."
레진은 멍한 얼굴로 있다가 라이샤가 일어나 짐을 챙기는 것이 보고 말했다.
"가, 가는 거야?"
"그래. 나 같은 모험가가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안되지."
"저, 저어...... 형."
"응?"
"저 ,저어......"
레진은 상당히 머뭇머뭇 거리다가 힘겹게 말을 꺼냈다.
"이것. 이것 하나만은 잊지 마세요."
"응? 뭘?"
"커크리스 자이커...... 커크리스 자이커란 이 이름만은 절대로 잊지 말아주세요."
레진의 얼굴은 노을 탓인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라이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쓸데없이 신의 권능을 사용하겠냐? 3번뿐인데...... 이건 널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말이야. 그러는 너나
까먹지 말아라."
"네......"
"어? 어? 우는 거냐? 어? 어? 내가 울릴 정도로 때린건 아닌데? 어? 어?"
"아녜요. 이제 그만...... 가야죠. 조금만 있으면 성문이 닫힐 시간이에요."
"응? 우아앗! 그, 그럼 이만 잘 있어라아~~~!"
라이샤는 꽁지가 빠진 새처럼 재빨리 뛰어갔고 레진은 그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보았다.
라이샤는 벌써 여러번 느끼는 거지만 여기 긴데스의 생활은 자신과는 전혀 맞지 않았다. 자정이 지나면 거리
에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노을이 지고나면 바로 성문을 닫아버리고 인심도 지독해서 물한방울 주지도 않았다
(긴데스는 50%가 사막을 차지하고 25%는 산맥이고 20%정도는 불모지여서 평지로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은 가
르 옆의 긴데스의 평지정도에서만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는 지금 마족의 산이라 불리는 산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 산은 실제로 마족이 살지는 않았으나 워
낙 산맥이 험해 사람들이 다가가지 못했고 자연히 그곳에는 드워프나 몬스터들이 살았다. 또한 그곳은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땅이어서 엘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한 땅이었기에 사람들은 그 산맥을 마족의 산
이라 불렀다.
"흠...... 여기는...... 어딜까......"
라이샤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10여년 동안 수련을 하였건만 그의 방향치만은 고
쳐지지 않았다. 타고난 습성이었기에......
라이샤는 커크리스란 꼬맹이...... 아니 소년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후...... 재밌는 꼬마였어......'
갑자기 어디선가 날라온 새똥이 그의 머리에 직격했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다시 생각했다.
'아니...... 재밌는 소년이었지......'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아버지...... 당신은 왜 이렇게 못 생기고 짖궂으십니......'
이번엔 그의 눈에 새똥이 직격했다.
'정정하겠습니다. 아버지...... 당신은 왜 그렇게 잘 생기고 멋지십니까.'
그러자 이번엔 어디선가 나팔소리가 들려왔다. 라이샤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날라오는 새
똥은 그가 여유있게 피했다.
'후후...... 제가 바보는 아니니 그정도는......'
어디선가 날라온 돌이 그의 머리에 맞았고 그는 휘청거렸다.
'아버지...... 신의 권능을 그딴곳에 사용하셔도......'
갑자기 그의 눈에 오거의 모습이 보였다.
'이번엔 장난이 심하시군요...... 오거라니...... 네? 아버지가 보내지 않았다구요? 그럼 이건......? 오거의...... 서식
지에 제가 들어왔다구요...... 흠...... 그렇게 중요한 사실을 이제 가르쳐어어어~~'
끝의 발음이 부정확한것은 오거가 라이샤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라이샤는 온힘을 다해 달려가
기 시작했다. 지금 라이샤가 있는 곳은 바로 사막. 아무도 없는 사막이다. 원래는 산으로 가야하지만 그는......
방향치였기에 사막으로 온 것이다.
지금 그의 실력이라면 오거정도는 잡을 수 있으나 그는 살생을 피하고 대화로 풀어 나가려고 했다. 하지
만...... 오거의 머리는 거의 차돌과 비슷하므로 오거를 보면 라이샤는 도망가기에 바빴다. 또한 그곳은 오거의
서식지였다. 그러므로 오거를 잘못건들였다가는 서식지에 사는 몇십마리의 오거와 싸워야 할 지도 모르는 일
이었다.
'아버지...... 아버지의 그 대단한 권능으로 저의 다리를 빨라지게 할 수는 없는가요?'
라이샤는 자신이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고 기도하듯이 생각했다. 라이
샤의 그 대단한 표정(?)에 지나가던 구름도 다 얼굴을 오만상 다 찌그러뜨리고 갈 정도였다.
'그런 권능은...... 있지도 않다구요? 그런게 어딨어요! 신이 못하는 일이 어딨어요! 그것도 창조신이!'
라이샤가 화를 내듯이 하늘을 바라보자 하늘에서는 여지없이 새똥이 떨어졌다.
'정말...... 할 수 없으신가 보군요...... 그럼 보챈다고 될 일은......'
휘잉!
오거의 오거검(오거들만이 쓰는 무식하게 생긴검으로 굉장히 무거움. 작가가 만든것임)이 아슬아슬하게 그의
뒤를 지나갔다. 잠시 서서 하늘을 바라보느라 오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었다.
"우어어~!"
라이샤는 알지 못할 괴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마치 신이 자신에게 다리가 빨라지라는 권능을 사용한 것 처럼......
작가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에피소드 본문 복사가 제한됩니다.